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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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슨 견우와 직녀인지.... 1104.

혜 촌 2009. 2.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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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라고 며느리가 손수 만들어서 

사랑의 징표로 선물하는 쵸코렛이다.

 

아기자기하게 뭘 만드는데는 상당한 소질이 있는 며느리...

아마 안 사돈의 실력을 제대로 전수 받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집사람이나 나 나 딸이 없어서인지 아기자기한 손재주는 별로이기 때문에

아들놈 까지 온 식구가 며느리 때문에 입이 귀에 걸린다.

 

 

 

지 볼 일 본다고 따로 놀겠다던 집사람이

장 담는 날을 놓지기는 싫었는지 뒤늦게 와서는 간수를 만드는데

고로쇠 두 통에다 소금을 풀드니만 저렇게 계란을 띄운다.

 

짭단다... 고로쇠 물이 한 통은 더 있어야 한다는데 

내꺼는 없고 여울이네 한테 한 통 빌렸다.ㅎ

 

소금을 푼 물에 계란을 띄워서 뜨는 부위가

저것보다 더 작게 1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만 물 위에 뜨야 간이 맞데나....

 

우쨌기나 올해도 고로쇠 물로 장을 담궜으니

산촌에 사는 체면은 겨우 살렸는데

내 장 담굴 고로쇠 물도 모자라 빌려야 하니....

 

내일부터 다시 또 추워진다니까 고로쇠 물도

정상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 마다 눈길을 헤매며 아이스케키 처럼 꽁꽁 언 비닐봉투를

그대로 들고 내려오던 일이 엊거제 같은데....

 

장 만 담구고는 또 지 볼일보러 가 버리는 집사람과

초딩친구들과 저녁에 읍내에서 계모임 해야하는 나나 피장파장이다.

우리가 무슨 견우와 직녀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