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농장에 집사람과 둘이 들어앉아 종일 TV만 보기도 지루하고 여울이네와 함께
무작정 길을 나섰다.
건천에서 포항으로 포항에서 영덕으로....
영덕에서 대게나 좀 맛 볼 생각으로 신나게 가는데 포항을 지나자 차가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는데 죽을 맛이다.
결국 영덕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 까지 갔지만 저 많은 차들이 다 영덕에서
대게를 먹을게 뻔한데 길에서 두시간 버린것도 아까운데 대게 기다린다고
또 몇시간을 기다려야할지 안봐도 뻔한 일 의논끝에 차를 돌리고 말았다.
영덕을 불과 몇미터 앞에다 두고.....
대구의 지인에게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전화 해 놓은 덕분에 세 가족이
자연산 회 반, 술 반으로 배를 채우고나니 오랫만에 영화구경이나 가잔다.
집사람하고 같이 영화 본게 "동막골"이었으니....
요즘 흥행순위 1위라는 "전우치"....
우리영화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그간의 기대를 깡그리 무너뜨리는 졸작중의 졸작이다.
이건 뭐 만화도 아니고 코믹도 아니고....
이런 걸 좋아하는 세대들과의 격세지감이 울컥 밀려온다.
전우치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를 조개탕에 소주로 풀고나니 새벽 2시다.
대구 지인이 안방 부부침대를 스스럼없이 내어주는 바람에 특급호텔 부럽지않은
잠자리로 새해 첫 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여울이네와 불국사에 들렸다.
가 본지가 하도 오래 돼 놔서....
다보탑을 새로 보수한다고 천막으로 가려두기는 했어도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않은
불국사의 모습은 역시 아름답다.
오래되어도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않는 불국사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