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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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선녀지만.... 1194.

혜 촌 2009. 6. 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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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나무 두 그루에서 다 따도 한 소쿠리도 안되는 청매실을

깨끗히 씻고 말리고 닦아  중간크기 두개의 유리병에 설탕과

1대1로 섞어 넣었다.

 

제멋대로 생긴 나무에서 제멋대로 자라서 크기도 들쭉날쭉이고

늙은할매 저승 꽃 피듯 검은반점이 곳곳에 생겨있는 못난 놈들이지만

산촌의 맑은 정기를 머금고 자연스레 자란 놈들이라 애착이 간다.

 

시중에 파는 매실은 굵기도 굵지만 매끈하게 잘도 생겼던데

어떻게 그런 매실을 수확하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굳이 알려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저 정도면 우리 먹을 엑기스는 충분하니까....

 

밤사이 비가 내린다길래 이것저것 비 설거지 해 놓고 세불상추 씨를

또 뿌렸는데 지금 뿌린 상추는 한 여름 휴가철에 요긴하게 먹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선녀지만 준비는 미리미리 해 두어야 하니까....

 

매실딴다고 가시에 긇힌 곳곳이 따끔거리고 날개쭉지도 무직한게

비가 오기는 올 모양인데 이번에는 제발 제대로 좀 많이 와 주었으면 좋겠다.

윗 논 주인의 눈치 안 보고 산수나 콸콸 틀어놓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