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예쁜 보도블럭을 깔고..... 1217.

혜 촌 2009. 7. 11. 12:32
728x90

 

 

작년 마당에 심었던 잔디는 느티나무 그늘에다 개 들이 놀이터로 삼는 바람에

거의 다 죽고 통행로로 남겨 놓았던 길에는 비 만 오면 물이 질퍽거려

예쁜 보도블럭을 깔고있다.

 

도회의 전용물인 이 보도블럭은 분교 앞 스쿨 존 만드는 업자가

작업이 다 끝 났다며 쓸 사람없으면 폐기물 처리업자에게 버리겠다는 걸

그 아까운 걸 왜 버리냐며 내가 가져 가겠다고 해 김사장 세렉스로 두 바리나 실어 온거다.

 

 

저렇게 공사 끝났다고 버려지는 멀쩡한 보도블럭이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어도 내겐 귀한 생활개선 재료로 요긴하게 사용된다.

 

비 그친지 며칠이 안되었지만 원래 바닥에 석분이 깔려있고 그 위에 마사로

잔디 심었던 곳이라 물 빠짐이 좋아서 호미로 땅 파고 보도블럭 깔기가 여간 힘 드는게 아니다.

한나절 내내 현관에서 마당입구까지 밖에 못 깔았으니....

 

중간에 원두막으로 가는 길은 이번 비 온 후에 땅이 무르면 그때 하기로 하고

대충 남은 재료를 보니 생각보다 많은데 어쩌면 집 둘레를 한 바퀴 다 깔수도 있을지 모른다.

잡초 때문에 다니려면 영 불편했었는데....

 

이 산촌에까지 세금으로 필요도 없는 스쿨 존 만든다고 싫어했었는데

폐기 될 뻔 한 자재라도 내가 가져 와 요긴하게 쓰고있으니

잘 된건지 모순인지 헷갈리지만 개울에서 일일히 줏어와서 까는 자연석 디딤돌과는

또 다른 멋이 있긴있다.

도시와 산촌의 조화랄지 자연은 보호하고 버려 질 자원을 재활용하는 실익이랄지....

 

어줍잖게 생기는 엉뚱한 일에 빼앗긴 시간 때문에 육신만 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