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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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밭 고랑 풀 다 뽑아놨다.... 1488.

혜 촌 2010. 6. 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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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혜촌이도 집사람 눈 밖에 나서는 살아남기 힘든지라 오늘같은 땡볕에서도

열심히 밭 고랑을 헤메고 다녔다.ㅎ

아예 호미는 제껴두고 맨손에 장갑 한 컬레 달랑끼고 완전 수작업으로 잡초들을

뽑아나가는데 한달가량 비가 안 온 탓인지 뽑아낸 잡초마다 헤벌레~~다.

 

 

집사람이 뽑다가 열 받아서 그만 둔 고랑부터 시작해서 나머지 고랑들을

전부 초토화 시켰는데 워낙 뜨거운 날씨탓에 뽑혀 나온놈은 바로 저승행이다.

자쓱들... 진작 그렇게 알아서기지 집사람 열받게하는 바람에 나까지

밥하랴...일하랴.. 잘 때 심심하지... 죽을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살아남기를 바랬느냐....

 

하긴 황토방 지붕 마무리 하려고 아침에 올라갔드니 이슬이 축축~~해서 아무것도 못했지

낮에 지붕에 올라가니 열기 때문에 신발에 몰탈이 쩍쩍 붙어 못하지

할 일이라곤 잡초 뽑기밖에 없기도 하였지만 지가하든 일이라도 다 해 놓고

집사람을 꼬셔야 될 것 같아서 땡볕도 마다않고 죽기를 작정하고 한 결과는

우선 내 속이 다 시원하다.

 

뽑아놓고나니 이렇게 속이 후련한데 그 잡초를 바라만 본 집사람 속이

얼마나 답답 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내일 아침에는 문자부터 해야지.

"여보 밭 고랑 풀 다 뽑어놨다. 신경쓰지말고 올라와서 같이놀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