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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이 우리 "금실"이 놀이터가 되었다.
텅 빈 밭 고랑에 겨울이 가득한채 여름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는데
저놈의 비닐을 정리하려니 그냥 두는게 좋단다.
집사람이....ㅎ
저놈을 지금 벗겨내면 보기는 좋은데 초봄이되면 잡초 새싹들이 올라와서
채소 씨 뿌리기도전에 자릴 잡는다고 그냥 두었다가 씨 뿌릴 때
벗겨내야만 잡초 발생이 더뎌진다나....
벗어야하는 시기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 아는건지 벗겨야하는 시기를
내가 놓치고 있는건지 아리송 하다.ㅎ
그랬기나 말았기나 바람이 들춰보고 금실이가 물고 흔들어 이미 다 보여버린
나신이 부끄러운 흙의 자존심이 안타깝다.
그래도 벗겨진 흙의 엉덩이와 젓가슴을 살짝 훔쳐보는 내 눈길이 부담스러운지
찬 바람에 추워서 떠는건지 하얀 수줍음을 머금은 흙이 좋다.
생명의 시작이며 끝이고 함께이기 때문이다.
얼지않는 그리움을 녹여보려는 속절없는 장작불만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