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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첫 상추가 맛있게 자란다.
지금부터는 언제라도 부드러운 상추로 입맛을 돋굴 수 있게 되었는데
과연 누가 저 상추의 첫 임자가 될지 궁금하다.
후배가 내일 모임이 있다고 간다기에 "야! 집에 상추 좀 가져갈래?" 하는데도
"아뇨. 필요없습니다." 해서 그냥 보냈지만 속으론 좀 섭섭하다.
챙겨줄때 가져가지 첫 상춘데 ....
비록 잡초속에서 자라지만 비료도 안 치고 퇴비만으로 자란 놈이라서 그런지
저 부드러움은 여인의 속살을 능가하는 포근함과 향기로 마음마저 설레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후배덕에 10여가지 모종 잘 심고 황토방 기초작업 힘든 일은 다 마쳤는데
내일 모임이 있다고 훌쩍 떠나버리고 나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
저녁에 막걸리라도 한잔하고 쉬었다 내일갔으면 좋았을 걸....
언제나 혼자였지만 또다시 혼자가 된 이 기분은 적막강산에 남겨진 외톨이 마냥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좌불안석이다.
기약이야 있건 없건 사람을 보낸다는게 이렇게 아쉬운걸 보면 그럴 나이가 되었거나
지독한 외로움에 찌들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돌아 온 혼자의 일상에 적응해 나가려면 술 한잔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