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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동네 경로당 어르신들이
인근 신불산 밑 오리 요리집에 모여 회식을 하고있다.
어르신들 스물 대여섯분과 차량봉사로 따라간 젊은이 너댓명이
오리 주물럭으로 회식겸 식사를 하는 자리인데
오늘이 세번째 봉사의 날이기도 하다.
말이 차량봉사지 돈은 어르신들이 모아 둔 경로당 기금으로 내고
차 태워 모셔 간 우리 젊은(?)이들은 공짜로 얻어먹는 자리라
함께 자리하는 것 만으로 의미를 찾아야한다.
형편이 좀 되면 음식값도 우리가 내어야 정상인데....
그래도 어르신들은 멀리있는 자식들 보다
가까히있는 우리가 차라도 태워주니 이렇게 먹을 수 있다며
차 탈 때 고맙다고 차 내릴 때 또 고맙다를 연발하신다.
연로하신 몸이라 거동이 불편하니 차 타고 움직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돈이 있어도 사 먹지 못했는데 우리 덕분에
맛있는 거 먹을 수 있어서 즐겁다는 표현이시다.
평생을 논 밭에서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시고도
정작 당신 몸 하나 마음데로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우신
동네 어르신들에게 정작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운전 뿐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어르신들에겐 명절이라고 하루왔다가
휭~하니 가 버리는 자식보다 가고싶을 때 가고
먹고 싶을 때 차 한번 태워주는 이웃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어르신들 오늘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