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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긴 좋은데 힘들어 죽겠는거
결혼한 사람치고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요새 감 딴다고 딱 그짝이다.
잘 익은 감이 소쿠리에 쌓이는건 신나는데
이놈을 따려고 6 미터 짜리 알미늄 장대를
하늘 똥구멍 까지 찔러대는 거
이거 보통 괴로운게 아니다.
하늘 쳐다보는 목과 무거운 장대 휘두러는 팔 아프지
감이 장대주머니 속으로 마음데로 안들어가니 열 받지....
그래도 이렇게 따다 모아놓은 이 기분은
총각때 좋아하던 처녀로 부터 연애편지 받았던
그 설레임이나 똑 같다.
다 내것이 된 것 같은 ....
(분명 "총각 때"라고 밝혔음, 오해 없으시길....)
적게 달린 한 나무꺼 따고 이 야단인데
올해 유난히 많이 달린 농장입구 저 나무꺼는
다 우짜꼬 싶다.
내가 먹고 나누는것도 어느정도지
다 따면 너댓접(한접: 동오감 100 개)도 넘는 감을
부끄러버 장날 팔러 가지도 못하면서....
소쩍새가 국화꽃 때문에 울었기나 말기나
동오감 맛에빠진 산새들이 삼시세끼를 감나무에서
해결 하기전에 다 따 놓고 봐얄낀데....
부끄러워서 감홍시 같이 볼이 빨갛던 그 처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