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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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빗 방울에 마음만 적신다.... 1175.

혜 촌 2009. 5. 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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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비가 오긴 오지만 게으런 놈 놀기좋고 부지런한 사람 일 하기 좋을 정도라

여울이네 갈아놓은 저 논에 물이 찰려면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

밭 작물에도 겨우 물 한번 뿌려주는 효과뿐일 것 같고....

 

그래도 내일 아침까지 비가 온다니까 기다려볼 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예보의 80미리는 고사하고 30미리라도 와 주었으면 좋겠다.

 

기다린다는 건 와 줄 것이라는 믿음이있을 때 생기는 희망인데

그 믿음이 무너질때의  허망함은 겪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제발 이번에는 기다림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선녀를 기다리고 지인을 기다리는 일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약속이나 일방적인 희망사항일 뿐이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미루어 질 수도 있겠지만

자연을 상대로 한 기다림에 이렇게 실망 해 보기는 금년이 처음인 것 같다.

 

겨울내내 가믐으로 시달리다 봄이오면 좋아지겠지 하였는데

그 봄도 왔는가...싶다가 바로 여름같은 더위로 바뀌어 버리고

비가 꼭 와 주어야 할 때라고 기다렸는데도 이렇게 찔끔거리니

사람을 못 믿는 시대에서 이젠 자연도 못 믿는 시대로 접어드는 건 아닌지....

 

사람끼리야 안 되면 매달려라도 보지만 자연에겐 그럴수도 없어

인간이 필요한데로 자연을 강제로 만들어 가야하니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악순환만 계속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자연에 속상하는 마음 인간에게 풀어야 할텐데 그마저 귀한 세상이라

야속한 빗 방울에 마음만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