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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첫눈이 내렸다.
오후까지 멀쩡했던 날씨가 밤부터 갑자기 눈이 쏟아지는 바람에
두번째 다시 놀러 온 부산의 아홉 선녀들이 꺼뿍 넘어간다.
때 맞춰 잘 와서 눈 구경한다고...
이미 토종닭 백숙 세마리 고아먹고 황토방에 누워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자세로 등 따시고 배부름을 만끽하고 있는데
생각도 안 한 첫눈 구경을 하였으니 일러무삼 하리오.
자연의 도움으로 기막힌 이벤트가 되어 버렸지만
그기서 그칠 내가 아닌지라 마당 불구덩이에다 모닥불 피워놓고
아홉 선녀들을 유혹하는데....
잔불에다 군밤, 군고구마까지 구워 상납(?)을 하였지만
이미 등따시고 배 부른 선녀들에겐 나뭇꾼의 아양이 통하지 않는다.
하얀 첫눈에 넋이 나가버린건지 나뭇꾼이 마음에 안드는건지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첫 눈의 정(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