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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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밥도 먹어보는..... 1348.

혜 촌 2009. 12. 2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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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농장에 오니 완전히 동토(冬土)의 천국이다.

 

그래도 제일 반가운건 산수가 얼지않고 신나게 쏟아지는 모습인데

늦가을의 잦은 비로 아직은 수량(水量)이 풍부한 탓인듯 하다.

사람이나 물 줄기나 힘이있어야 얼지도 않고 저렇게 팍팍 쏟아내는가 보다.

 

선녀탕의 얼음꽃이 만발을 하였지만 예년보다 모양이 별로인 건

물 줄기를 너무 높이 매달아 물에 바로 떨어져서 그런 모양인데 날씨가 좀 풀리면

물 줄기를 돌빡에다 바로 떨어트려야겠다.

그래야 기기묘묘한 얼음꽃이 피어 날 테니까....

 

 

원두막 연못도 통째로 얼어버려 내가 올라가도 꿈쩍도 않는데 저 정도 얼어버리면

아마 금년에 다 녹기는 틀린 것 같다.

얼마 전 넣어 준 메기랑 고기들이 돌틈과 진흙속으로 피신이나 잘 했는지 모르겠다.

 

직수로 연결한 주방 식수와 화장실 물이 얼어버릴까 제일 걱정했는데 첫 추위라 그런지

아무 탈 없이 잘 나와주어 천만다행인데 제일 반기는 건 역시 "돌쇠"와 '금실"이다.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밥그릇이 반질반질한 거 보니 꽁꽁 언 밥 먹는다고 고생께나 한 거 같다.

주인을 잘못 만난건지 잘 만나서 아이스크림 밥도 먹어보는건지....

 

대낮인데도 영하 3도를 헤메는 날씨라 아무것도 못하고 할 것도 없지만

그냥 산촌에 와 있는 것 만으로 평온함을 느끼는 이것이 바로 산촌의 묘미이고

간혹 동구밖을 쳐다보는 기다림 또한 선녀를 향한 아련한 그리움이리라....

 

육신이 잠시 쉬어가는 겨울의 한가로움을 마음을 살찌우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