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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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을을 가꾸면서.... 1677.

혜 촌 2011. 10. 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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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어 하는 놈을

기어코 죽여야 하는 내 운명 탓에

한 놈은 천국으로

한 놈은 지옥으로 떨어진다.

 

고추고랑과 배추고랑 사이 자투리 공간에 심어 둔

김장 무우가 제 폼을 내기 시작한다.

 

어디가 무우고 어떤놈이 잡초인지도 구분이 안갔지만

30여분에 걸친 내 육신의 노력으로

무우에게는 천당을 잡초에게는 지옥을 선물했다.

 

그렇다고 무우놈들도 마음놓고 희희락락 할 형편은 아니다.

또 한번 저승사자 같은 내 손 끝의 선택에 따라

남는 놈은 가을무우로 솎아져 나온 놈들은 물 김치나 나물

짠지 김치로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라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께다.ㅎ

 

세상 모든 만물이 자기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없도록 만든

신의 오묘한 참 뜻을 느낄 때

주어진 역활을 깨닫고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명의 본질에 다가간다.

 

아름다운 가을을 가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