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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쑥갓, 치커리, 풋고추.....
도시로 시집가는 내 정성과 마음들이다.
검정 비닐봉투에 가지가지 담아서 네 봉지를 만들고 나머지는
집사람 가게에서 손님상에 오를것이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아파트 윗층에서 참외를 한 봉지 가지고 왔드랜다.
"아랫층이라서 윗층 소음에 얼마나 불편하셨냐며..."
사실 입주한지 2년밖에 안되고 아파트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잘 지은 아파트지만
간혹 들리는 윗층 소음에 도대체 윗층에는 누가 살까? 궁금하기도
원망스럽기도 하였는데 이렇게 느닷없이 참외보다 더 맛있는 마음을 받고보니
갑자기 소음이 뚝! 끊어진 것 처럼 윗층이 조용하게 느껴진다.
제일 윗층에서 아래층으로 차례대로 전달되어 내려오는 마음인지
우리 윗층에서 시작한 일인지는 중요한게 아니고
나도 아랫층에 불편을 주고있었지...않았나 하는 마음을
저 채소들에게 실어 보내고 싶어졌다.
당연히 윗층에도 보내고.....
위에서 아래로 흘러 온 정이 다시 아래로 흐르고
그 끝에서 다시 위로 올라 가 파도타기를 하는 아파트...
산촌의 작은 푸성귀들이 큰 일을 하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머지 두 봉지는 사돈댁에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