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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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 만 둘이나 되니.... 1242.

혜 촌 2009. 8. 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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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인지도 모를 안개비가 뒤 덮힌 산촌에 싱싱한 고추가 승천을 한다.

고추도 자라고 잡초도 자라고 촉촉한 습도 때문에 식물들이 기승을 부리는데

햇볕이 모자라 열매는 적게 달려도 그 싱싱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부지방에선 날씨 탓으로 고추에 탄저병과 역병이 돌아 밭 전체가

빨갛게 말라 죽어들어 간다는데 요놈들은 건강하기 짝이 없다.

아마도 흙과 거름 탓이리라....

 

유기농이니 어쩌니 염두에 두지않고 그냥 소똥거름만 넣은 채 모종을 심었는데

몇년 째 사용하지않는 제초제와 농약, 화학비료조차 사용하지않은 게으른 농법이

이럴 때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나 보다.

 

제초제를 안 쓰니 땅이 건강하고 땅이 건강하니 작물이 튼튼하고 작물이 튼튼하니

농약 쓸 필요가 없고....

나 같이 게으른 농꾼에겐 오히려 더 도움이되는 농사법이다.ㅎ

 

비가 자주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해서 매운 맛은 조금 부족하지만

아삭고추 그 특유의 아삭함이 훨씬 더 부드럽고 빛나는 초록의 윤기는

입 맛을 더 당기게 한다.

 

하긴 뭐 고추농사 하면 날 따라 올 전문가도 드물끼다.

아들놈 만 둘이나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