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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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암탁이라도 한 마리 푹 고아..... 1345.

혜 촌 2009. 12. 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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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추워지려는지 공기자체가 찹게 느껴진다.

황토방 부엌에 불을 때는데 앞쪽은 아궁이 열 때문에 뜨겁고 등줄기는

바깥 찬 공기에 싸늘하고 완전히 극과 극이다.

 

가마솥이 윤이나서 반질거리는 건 김장할때 배추 시레기 삶는다고 엉망이 된 걸

돼지기름 덩어리 하나 얻어 와 뜨거운 솥에다 넣고 기름을 먹인데다

식용유 오래된 것을 또 한번 발라두었기 때문인데 저렇게 맹물넣고

신나게 한번 펄펄 끓여내면 솥에서 기름냄새도 안 나고 좋다.

 

하루종일 0도에 머무다가 군불 두어시간 넣는 사이에 영하 2도까지 내려가는 

이런 날씨에는 괜히 뭐 한다고 얼쩡거리다 감기라도 들면 나 만 손해라서

부엌 주변의 잡다한 나무 똥가리들이나 태우면서 청소도 하고

황토방도 뎊히고 꿩 먹고 알 먹는 중인데 가마솥에 물 끓는 것 보니

뭐 삶아 먹을꺼 없나....하고 욕심이 난다.

 

씨암탁이라도 한 마리 푹~ 고와 먹으면 좋겠지만 혼자 먹기는 그렇고

나중에 군불 다 넣고나면 알불에다 군고구마나 해 먹을 생각이다.

마음의 자유천지 산촌에서 황토방에 등짝 찌지며 먹는 군고구마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

혼자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