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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봄 멸치가 제일 맛있다고 그랬는데
진짜 맛 하나는 기똥차다.
봄 멸치 젓갈 담굴려고 기장 대변항에 들렸드니
한 궤짝에 소금넣어서 5만원씩이라기에
여울이네 꺼 하나사고 우리꺼는 지난 가을멸치 젓이 아직 남아서
구워먹을 멸치만 두 봉지 사 왔다.
"5시 반까지 다 모이소! 오늘은 우리집에서
멸치구이로 저녁 합시다."...
전화 한 통화로 온 동네 연락은 총알이다.
여울이네 울산지인 새로 온 신선생님네...
솥 뚜껑에 굽다가 다시 적쇠에 굽다가 결국은 솥 뚜껑으로 돌아온 건
구우면 어차피 붙어서 눌러 붙는 거 이왕이면
뼈따귀까지 먹을 수 있는 솥 뚜껑으로 하자는 만장일치의 결의로
죽어나는 멸치보다 더 많은 정이 어우러 진 산촌의 밤에
뒤늦게 처들어 온 부산의 젊은 후배들이 자지러진다.
지네들이 사 온 삼겹살이나 목심 소고기보다
산촌에서 먹는 멸치구이 맛이 훨~ 좋았기 때문이다.
모닥불에다 솥 뚜껑 구이지 바로 옆 상추고랑에서
직접 뽑은 상추를 흐르는 산수로 씻었지
덤으로 제공한 쑥갓에다 들깨 모종 순까지 쌈으로 제공된데다
씨레기 넣고 푹~ 삶은 멸치찌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