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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여름이 익어간다.
뜨거운 열기속의 숨가쁜 일상과는 달리 자연은 순리대로 열매를 키우고
익히고 또 베푼다.
마무리에 들어 간 황토방 일이 아무리 바빠도 저렇게 익어가는 토마토를
밭고랑에 잡초와 같이 그냥 썩힐 수 없어 오이에 이어 토마토 고랑에도 받침대를
세워주었는데 탐스런 놈들이 주렁주렁이다.
저놈들 심을때는 황토방 다 지어서 선녀들이 놀러오면 그때 직접 따서
맛있게 먹도록 해 주기 위함이었는데 토마토는 익어 선녀를 기다리는데
막상 내가 먼저해야 할 황토방은 아직도 작업중이다.
사람이 자연을 이길 수 없는 건 당연하다지만 토마토와의 경쟁에서 졌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 하다.
스스로가 정한 시간싸움에서 나 스스로가 진 거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막바지 작업에 지쳐가는 내게 토마토가 힘을 주기위해서
자신을 빨갛게 익혀가며 격려를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주인님! 싱싱하고 맛 있는 나를 드시고 힘 내세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