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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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를 잘 써야 복이 온다고.... 1627.

혜 촌 2011. 7. 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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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밑 계곡의 풍경이다.

장마로 내린 빗물이 시원하게 흘러가는 품세가

거의 선경에 가까운 비경이라 내일 들리겠다는

선녀들에게는 멋진 목욕탕이 될 것 같다.

하늘에서 두레박은 안 내려 오겠지만....ㅎ

 

모처럼 선녀들이 오신다는데 사전 점검은 필수라

계곡가는 길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현장 사진까지 팍! 찍어왔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다.

동기생 머슴아들이 같이 온데나...어쨌다나.

 

현장답사에 같이 간 집사람 왈

"당신은 참 꿈도 크다"나 뭐래나....ㅎ

 

 

 

하긴 평생을 껄떡거리다 지내는 팔자라

뭐 그리 서운 할 것도 없어 그래도 손님이 오신다는데 싶어

황토집 지을 때 미처 못 한 방충망 사러 시내까지 갔다.

저거야 우째 생각하던 후배 놈 동기들이라는데

나도 승락없이 못 건드리는 그 옥체를 온갖 나방이나 모기들이

지맘데로 물어 뜯는 건 두고볼 수 없기에...

 

카드도 안된다며 구리알 같은 현찰 18만원이나 받아 챙기는

방충망 업체 사모님한테 기름값이라도 좀....하다가

제 값 다 주고 사와서 내손으로 떠억! 설치해 놓으니 마음은 편하다.

 

심보를 잘 써야 복이 온다고

손님들의 불편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마음이 통했는지

"30일 토요일에 여덟명 갑니다. 준비하이소!"

이곳 초등학교 분교장이 동료들을 보낸다는 전화다.

 

하늘의 선녀를 껄떡거리는 시간에

동네 이웃을 잘 섬기라는 교훈이렸다.ㅎ

 

초복날이라고 동네 경로당에서 닭 백숙 싫것 얻어먹은

아주 행복한 산촌의 하루에 열 나흘 둥근달이 빙그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