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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내린다던 비 예보는 어디로 가고
잔뜩 찌푸린 하늘과 어슬렁 거리는 바람에 잎을 홀라당 벗어버린 감나무
낙엽만 쌓여있는 흔들의자가 적막같은 산촌에 스산함을 더 해 주는 탓인지
마음은 이미 초 겨울로 들어섰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자 입동(立冬)을 7일 앞 둔 금요일
내일이면 11월의 시작과 함께 주말을 맞이하지만 산촌에선 별 의미가 없다.
주말이나 평일이나 다람쥐 챗 바퀴 돌리는 일상이라 시간 만 축 낼뿐...
가믐이 생각보다 심하고 오래 가는지라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겨울 갈수기가 되면 식수까지 위협을 받을 것 같고
산수(山水)를 손 볼려면 물이 가장 적은 지금이 적기라서
읍내에서 모래섞인 시멘트 10키로짜리 6개를 사 왔다.
한 개당 1800원을 주고...
심장수술 후유증이 생길까봐 "아무것도 하지말고 쉬라"는 집사람 엄명에도 불구하고
산수 집수정을 손 볼려고 후배놈들을 꼬셔 놓기는 하였는데
약속한 일요일 날 나타날지는 기약이 없다.
"등산배낭에 넣고 올라가면 혼자서 20키로는 자신있소!"하던 후배가
나타나기만 하면 이 갈수기에 집수정을 멋지게 보완할 수 있을텐데
어디까지나 예약이라 언제 취소될지 아무도 모른다.
오기 만 하면 촌닭 두마리 푹~고아서 술 안주로 줄낀데....
시월의 마지막 밤이 목마름으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