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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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밤이..... 1019.

혜 촌 2008. 10. 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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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내린다던 비 예보는 어디로 가고

잔뜩 찌푸린 하늘과 어슬렁 거리는 바람에 잎을 홀라당 벗어버린 감나무

낙엽만 쌓여있는 흔들의자가 적막같은 산촌에 스산함을 더 해 주는 탓인지

마음은 이미 초 겨울로 들어섰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자 입동(立冬)을 7일 앞 둔 금요일

내일이면 11월의 시작과 함께 주말을 맞이하지만 산촌에선 별 의미가 없다.

주말이나 평일이나 다람쥐 챗 바퀴 돌리는 일상이라 시간 만 축 낼뿐...

 

가믐이 생각보다 심하고 오래 가는지라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겨울 갈수기가 되면 식수까지 위협을 받을 것 같고

산수(山水)를 손 볼려면 물이 가장 적은 지금이 적기라서

읍내에서 모래섞인 시멘트 10키로짜리 6개를 사 왔다.

한 개당 1800원을 주고...

 

심장수술 후유증이 생길까봐 "아무것도 하지말고 쉬라"는 집사람 엄명에도 불구하고

산수 집수정을 손 볼려고 후배놈들을 꼬셔 놓기는 하였는데

약속한 일요일 날 나타날지는 기약이 없다.

 

"등산배낭에 넣고 올라가면 혼자서 20키로는 자신있소!"하던 후배가

나타나기만 하면 이 갈수기에 집수정을 멋지게 보완할 수 있을텐데

어디까지나 예약이라 언제 취소될지 아무도 모른다.

오기 만 하면 촌닭 두마리 푹~고아서 술 안주로 줄낀데....

 

시월의 마지막 밤이 목마름으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