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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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탓인지 정 탓인지는 모르지만.... 1606.

혜 촌 2011. 6. 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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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이 익었나? 안 익었나를 잘 몰라서

아침 밥 할 때 다섯개를 따 넣어봤더니 껍질 색깔은 팍 가버려도

안에 콩은 잘 익어 맛있길래 반 소쿠리나 땄다.

 

설마 완두콩이야 누가 농약을 치겠냐마는

비료도 안 주고 거름으로만 키운 진짜 유기농 먹거리라서

촌스데이로 온 얼라들에게 맛 보이려고....

 

밥 솥에서는 색깔이 팍 갔었는데 집사람이 물부터 팔팔 끓인다음

소금 조금넣고 삶아내니 오히려 생물보다 더 곱다.

 

얼라들 서이하고 신나게 먹기 시작하는데

달콘하고 고소한 맛이 가슴으로 몸으로 막 전달되는 찰나 띠리리리~~

"맛있는 안주 식기전에 빨리 올라오소!"

 

"그 콩 비닐봉투에 좀 넣어라..."

첫 수확한 완두콩이라 맛이라도 좀 보여줄까 싶어 가지고 갔는데

잔잔한 오징어 데쳐서 가랑파, 마늘 뿌려놓고 쐐주다.

오징어 먹다 완두콩 먹고 완두콩 먹다 오징어 먹고 

그러는 사이 쐐주만 작살이 나는데 평소에 늘 거실에서 먹었던 습관으로

남방 하나만 걸치고 간 나는 완전 시베리아에 유배 온 기분이다.

저거는 완전무장하고 바깥 테크에 자리를 마련했으니...

 

1차로 촌스데이 다녀 간 세 공주들에게 완두콩 맛을

못보여준게 안타깝다는 집사람의 푸념이 귀속에서 뱅뱅~~ 돈다.

술 탓인지 정 탓인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