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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저 길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내가심은 소나무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밖에서 두 포기 가져다 심은 대나무도
이젠 군락을 이루기 시작이다.
늦게 심은 사철나무는 아직도 땅을 기어다니는 수준이지만....
산수(山水) 정비하랴 땔나무하랴 고로쇠 수액 채취하랴 번질나게 다녔던
저 길이 유난히 정이 가는건 산책로가 아니고 작업로였기 때문에
내가 흘린 땀방울들이 스며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저 길 옆에서 피어나는 생강나무 노란 꽃과 진달래
붉은 꽃에다 하얀 찔레꽃까지 철따라 피어나는 야생화에다 산딸기와 으름
다래넝쿨이 저 길따라 있기 때문이다.
추워진다고 생야단을 치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교적 포근한 날씨라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의 잡목이나 좀 자를까 하다가 망설이고있다.
어차피 이 해가 지나면 한 동안 뜸 했던 저 오솔길을 다시 열불나게 다녀야 할낀데
말갛게 정리된 오솔길보다는 수더분한 저 모습이 정겨워 보여서다.
그 대신 한 해 동안 쌓아두었던 일상의 찌꺼기나 모아서 오늘도 예정된
망년회 술 잔 속에 띄워 보내야겠다.
속은 불편해도 마음은 개운한 망년회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