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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나보다.
장독간 뒤 떡갈나무 가지에 까치들이 집을 짓고있는걸 보면
벌써 사랑놀음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긴데
두놈이 부지런히 나뭇가지를 물어다 나르는게 알 낳을때가 다 된 것 같다.
산속에 눈은 아직도 발목을 붙들지만 봄의 여신이 뿜어내는
고로쇠 수액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하얀 눈 밭에 묻혀있어도 속이 탱탱하게 들어 찬 고로쇠를
아들놈과 둘이서 미끄러지고 딩굴어 가며 수확 한 덕에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불받은 곳에는 다 보내줄 수 있게 되었다.
그 선불이란것이 얼마나 마음을 무겁게 하던지 내년부턴 절대 안 받을 생각인데
주문하는 사람은 믿고 보내주지만 일기 때문에 제 때 못 보내주는 나는
완전히 죄인이 되어 죽을 맛이기 때문이다.ㅎ
이제 오늘부터 나오는 고로쇠는 몇몇분이 주문한 차례대로 챙겨주고
또 나오는 건 지인들과 홀가분하게 나눠마실 생각이다.
그리고 또 여유가 있으면 작년처럼 고로쇠로 된장을 담굴까 한다.
작년에는 된장을 좀 적게 담았는데 먹어 본 사람마다 맛있다고
좀 나눠 먹을꺼 없느냐고 묻는통에 시껍을 했다.
하긴 달달한 고로쇠 물로 된장을 담궜으니 된장이 자연스레 맛 있을 수 밖에...
채전 밭에 거름도 넣고 트랙터로 갈아 엎는 일부터 시작해서
일찍 먹을 상추 씨 뿌리기, 민박용 황토방 짓기....
손오공의 분신술이나 배워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