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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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터래끼같이 많은 날이.... 1548.

혜 촌 2011. 3. 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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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산촌의 봄 날을 갑돌이 갑순이가 만끽하고있다.

마당 앞 느티나무 밑에 두놈이 천국인양 낮잠을 즐기는 모습이

차라리 부러울 뿐이다.

인간이 누릴 수 없는 휴식의 진수를 너희들은 가질 수 있구나... 싶어.

 

한 낮의 기온이 영상 3도밖에 안되니 고로쇠 물 마감하러 산에 올라봐야

얼음 덩어리라 정리도 못할 거 밭에 거름이나 좀 깔아볼까 하는데

"경로당에서 횟거리하고 소주 가져왔는데 빨리 나오소!" 여울이네 전화다.

낮 술을 좋아 안하는지라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전화온게 괘씸(?)해서 나갔더니

여울이네 안방이 초만원이다.

동네 젊은 층(?)은 한사람만 빼고 다 모였는데 회가 무려 네 접시나 된다.

댓병소주 는 기본으로 따라오고... 

 

사연인즉 제방공사하는 업자가  작업차량이 왔다갔다하며 동네에 폐 끼친다고

경로당에 대접 한 것인데 그 량이 너무 많다보니 동네잔치가 벌어 진 것이다.

참 고마운 업자지만 참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라 고맙다.

많은 돈 보다도 따뜻한 마음이 더 통하는 산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아....

 

느티나무 밑에서 세상모르고 낮잠을 즐기는 두 놈이나

고마운 회 몇 점에 흥이겨운 혜촌이나 오십보 백 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토리 키 재기로 오늘이 그냥 흘러간다.

소 터래끼같이 많은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