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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자루 썩는줄도 모르고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년말 땜을 하려는지 오늘부터
더럽게 춥다길래 황토방에
군불 좀 넣어려고 폼 딱 잡고
장작을 패는데 ㆍ
올해 초 부터 이빨수리에 대상포진으로
완전 초죽음 상태로 헤맨다고
도끼자루 썩을일이 전혀 없었는데도
도끼 모가지가 댕강 나가버린다
옛날 같으면 산에가서 물푸레나무 잘라와서
새 도끼자루를 만든다고 생 시껍 했을낀데
농기구상에서 거금 4000원만 주니
반짝반짝 광까지 나는 도끼자루가
즉석에서 내 손에 들어온다
세상은 이렇게 좋아지는데
내 청춘을 주름잡는 또 한 해가 간단다
가기나 말기나 도끼자루만 새 것으로 바꿨다
세월은 바꿀 수 없으니 ᆢ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