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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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묻혀가는 인연들이.... 1136.

혜 촌 2009. 3. 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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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봄 햇살이 너무 좋은지 2호가 새끼들을 데리고

집 밖으로 마실 나왔다.

 

이제 겨우 눈을 뜨기 시작하는 놈들이라 햇살이 눈 부신지

돌아 앉아있는 모습이 앙증맞게 보이는데 벌써부터 저놈들이

바깥 바람을 맛 보았으니 얼마나 설치고 다닐지 걱정이다.

 

 

선녀탕에도 벌써 봄을 가득히 잉태 한 개구리 알이

따뜻한 햇살에 생명을 살찌우고 있고 가믐 때문에 걱정했던

중태기와 다슬기도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봄과 주말에 어울리지 않는 고요가 산촌에 맴돌고

허전한 외로움이 막연한 기다림되어 동구밖을 내다보지만

빨리 심어달라고 재촉하는 "야콘"의 새 싹들만 눈을 흘긴다.

 

농사일을 줄이려는 마음과는 달리 갈무리 해 두었던 종자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또 뿌리고 심어야 하는 산촌의 일상에

무너져 가는 기다림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월에 묻혀가는 인연들이 안타깝고 슬픈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