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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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과 선계(仙界)를 넘나드는.... 1143.

혜 촌 2009. 4. 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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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귀찮기는 해도 봄을 기다려 온

둥굴레의 힘찬 모습에서 생명을 느낀다.

 

주말이라고 혹시나~ 하는 막연한 내 기다림은 일장춘몽(日長春夢)이지만

저놈들이 기다려 온 봄은 생명이고 삶이고 희망이다.

 

아직 밭에있는 둥굴레는 눈 튀울 생각도 않는데

마당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 한 저놈들은 큰 느티나무가 떡 버티고 서서

겨우내 찬바람을 막아 준 덕을 톡톡히 보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나 바람막이를 항상 찾기만 할 뿐이지

내가 버팀목이 되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어야겠다고는 생각조차 안 하니

받는 것 만 바라고 주는 게 인색한게 당연한지 모른다.

 

봄이되면 내손을 거쳐야 하는 많은 씨앗과 종근들이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 움 트고, 새싹으로 세상에 나오는 생명의 경이로움에 놀랄뿐이다.

자연을 얻고 그 속에서 자연을 가꾸는 산촌의 일상이 세속과

선계(仙界)를 넘나드는 숨바꼭질인지 모른다.

 

발정한 산 꿩들의 요란한 사랑놀음 속에 봄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