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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 비 오는데도 집안에 안들어가고
밖에서 비를맞고 돌아다니던 병아리들이 제딴에는 좀 추웠는지
오늘은 에미 품속에 들어가서 재롱을 떤다.
몸이야 햇살에 벌써 말랐겠지만
생전 처음 맞아 본 빗물에 마음이 아직 덜 말랐는지
품어주고있는 에미닭의 표정이 안쓰러워 보인다.
아직 밭 고랑이 질퍽하긴해도 채소들은 별 탈 없이 태풍을 넘겼는데
워낙 많은 빗물에 집수정이 막혔는지 산수(山水)가 끊겨
또 한번 산에 올라야 할 판이다.
왠만하면 저러다 다시 나오곤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제대로 막혀버린 모양인데 내일 다시 비가 온다니까
하루 더 기다려볼까...올라가서 뚫을까... 고민중이다.
동네 지하수 먹자니 연결로에 큰 암반이 묻혀있어 공사가 어렵고
산수를 계속 먹자니 이렇게 한번씩 끊기고...
조금 힘은 들어도 수질도 더 좋고 맛도있는 산수가 우리농장엔 제격인데
여름엔 폭우땜에 고생하고 겨울엔 얼어버려 고생하니
선택의 향방이 쉽지마는 않다.
한 쪽 품엔 노란병아리 한 쪽 품엔 까만병아리를 품고있는
에미닭 처럼 두 가지를 다 할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