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선녀 기다림도 마찬가지겠지만... 1295.

혜 촌 2009. 10. 14. 16:08
728x90

 

 

가을이 깊어지니 갈 길이 바쁜 수세미가 미친듯이 열매를 단다.

봄부터 풀속에서 고생을 하다가 뒤늦게 자리를 잡은 놈들이라 새끼 칠

시간이 부족한지 저렇게나 많이 달고있다.

 

주인 제대로 만났어면 넝쿨 유인망이라도 쳐 주었을텐데 땅 바닥에 그대로

줄기를 뻗어면서도 군소리없이 잎이 파란 걸 보니 거름발은 톡톡히 받는 모양인데

원래 생각했던 수세미 수액 받는 건 포기 해야겠다.

아직 어린놈을 잘르기도 그렇고 땅 바닥이라 패트병 붙이기도 그렇고....

 

하긴 뭐 피부에 그렇게나 좋다는 수세미 수액이라도 챙겨 줄 선녀가 따로있나

이 나이에 내가 바를끼가....

 

봄에 모종 심을때는 수액을 받느니 뭐를 하느니 하면서 청운의 꿈도 같이 심는데

이것저것 하다보면 일일이 다 챙겨 보살피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특히 잡초 때문에 신경쓰다 보면 어느 풀 속에 뭐를 심었는지도 잊고있다가

어느정도 자라서 눈에 띄여야 그때서야 아! 저놈하고 챙기니 꽃 같은 시간을

살기위해 버티다가 뒤늦게 열매를 맺을려니 지 딴에는 바쁘고 환장하는거다.

 

이것저것 여러가지 많이 심기 만 하지말고 한가지라도 제대로 키우고

수확해야 하는데 어설픈 농사꾼이라 봄 만 되면 욕심이 왜 그렇게 생기는지

이것도 키우고 싶고 저것도 키우고 싶고....  

 

자연이란 무작정 혼자 좋아한다고 방관하는게 아니고 가꾸고 보살피는

노력을 기울일 때 그 보답을 받는가 보다.

선녀 기다림도 마찬가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