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봄은 봄인가 보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하는 사이사이에 모인 고로쇠 물이
저렇게 황소부랄 처럼 매달려있다.
비 덕분에 산속의 눈이 다 녹아 다니기는 한참 편해졌어도
저놈들을 모아 산 중간의 집수통까지 운반하는 일은
그래도 내겐 힘든 일 중의 하나다.
집수통에 고로쇠 물을 붓고 시원스레 산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에서
오래 참았던 소변을 보는 쾌감이 느껴진다.
막바지 주문량을 해결하는 시원함과 함께...
잦은 봄비로 질퍽해진 흙이 고슬고슬해 지는데로
상추 씨앗부터 뿌려야겠다.
예년보다 좀 빠르긴하나 요즘 날씨가 워낙 제멋데로라서
씨앗 한 봉지 버리는셈 치고 뿌려 놓았다가
제대로 자라주면 누구보다 먼저 봄상추 맛보는 기쁨을 누릴꺼고
버려봐야 3천원짜리 씨앗 한 봉지니 해 볼만한 투기가 아닌가...
다행히 잘 자라면 원두막에서 삼겹살 구워먹자고
선녀들 유혹하는 좋은 미끼가 될터이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