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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냈다. 김장.
목요일부터 시작해서 일요일 밤 12시까지.... 장장 4박 5일 동안의 강행군으로
800포기의 배추를 해치웠으니 죽을 맛이다.
집사람과 나도 입술이 부르트고 몸살 직전이지만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게
황토방의 초자연적인 회복력 때문인 것 같다.
밤에 누울때는 온 만신이 얼개지는 것 같이 녹초가 돼 누웠지만
뜨끈뜨끈한 황토방에서 푹 자고나면 아침에는 거뜬한게 큰 도움이 됐다.
일부러 그렇게 불을 넣을려면 나무가 아깝지만 배추 시레기니 무우 시레기
삶는다고 계속 불을 넣다보니 자연스럽게 찜질방이 되어버린 황토방이라
뜨거워서 그냥 가만히 못자고 이리딩굴 저리딩굴 했던게 전신의 근육과 뼈 마디를
자연스럽게 이완 시켜준 덕분인가 보다.
배추가 들쭉날쭉 커서 김장이 모자랄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여울이네 집에서
100포기 얻고 최이장 집에서 150포기 사고해서 충분한 분량을 담궜는데
알이 덜 차서 밭에 그대로 남아있는 놈들은 쌈배추로 두고두고 뽑아다 먹을 생각이다.
김장 마무리로 삶은 무우청에다 갈은 마늘넣고 고로쇠 된장에다 내가 직접 무쳐서 만든
무우시레기가 한 다라이나 된다.
저걸 비닐에다 한 주먹씩 넣고 납작하게 편 다음 냉동실에다 얼려 두었는데
저게 바로 그 유명한 혜촌표 시락국 재료로 두고두고 먹을 산촌의 밑 반찬인 셈이다.
선녀가 오시면 끓여주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