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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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가 나물 캐러라도 오지.... 1072.

혜 촌 2009. 1. 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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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도끼를 휘둘러 봤다.

 

심장수술 이후로 무리한 작업은 하지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받고있는터라

나뭇꾼 본연의 임무에 늘 소홀했었는데

포근한 날씨에 힘 입어 실험작업을 해 본 것이다.

 

내 딴에는 조심조심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목숨이 걸린 일이라 신경은 많이 쓰여도

다행히 이 글을 쓸 때 까지 별 탈이 없는 걸 보니 죽지는 않으려나 보다.ㅎ

 

부엌에 장작이 없으니 군불을 땔려해도 늘 조마조마하고

이것저것 밖에서 줏어다 때기도 불편했었는데

저 정도만 부엌에 쌓아놓아도 천석군 안 부럽다.

 

아직도 다 옮겨오지 못한 나무가 옆 계곡에 남아있는데

도끼질 하는 것 보다 나무 옮겨 오는게 더 힘에 부치니

큰 소리는 치고있지만 몸이 예전같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 정도라도 되니 천만 다행이지 뭐....

 

동네에선 참나무 12톤 한 차에 70만원인가 주고

어디서 사다 땐다고 하던데

웬수같은 "말대가리" 집 때문에 큰 차가 들어오지를 못하니 그도 안되고

죽어나 사나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영락없는 나뭇꾼 팔자다.

 

하긴 나무들도 간벌을 좀 해 주어야 남아있는 놈들이라도 제대로 자라고

나무밑에 햇볕이 들어야 산 나물들도 자랄테니

힘 자라는데 까지는 해 봐야지.

그래야 선녀가 나물캐러라도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