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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간만이다.
어쩌면 "서방 죽고는 처음인지도" 모를 단비가 내린다.ㅎ
동네 개울에 흙탕물이 내려간지가 작년 여름 장마 때 이후로는 처음이니까
애닯은 과부심정이나 지금의 농심(農心)이나 마찬가지지 싶다.
찔끔거리는 산수로 겨우 연명 만 하던 배추고랑에 저렇게 물이 고일 정도가 됐으니
해갈 하나는 확실하게 됐는데 잠수중인 저 잡초들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날, 아무것도 할 일 없고 기다리던 단 비 내리는 이런 날...
열무김치에 막걸리 두어사발 함께 마시며 살아 온 이야기, 사는 이야기
살아가야 할 이야기를 오손도손 나눌 선녀라도 오시면.....
골프 미팅 잡았다가 비 때문에 취소되었다며 처들어 온 부산의 후배놈은
거실에 베지깔고 코 까지 고는데 하염없는 빗소리가 찔래꽃 노래속에
애간장을 뒤집어 놓는다.
유난히 비오는 날을 좋아하던 그 선녀의 추억까지도....
빗물에 씻겨 흐르던 아카시아 향기가 세월의 시공을 넘어 예까지 풍기지만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의 강엔 오늘처럼 비가 내렸었지....
보고싶은 얼굴들이 빗방울 되어 가슴에 내리는 산촌에는 말갛게 씻겨 진
초록이 눈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