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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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를 파괴하게 생겼으니.... 1114.

혜 촌 2009. 2. 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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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봄이 녹아드니 겨우내 쌓였던 찌그러기들이

배수구로 전부 몰려든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저놈...붕어새끼다.

 

아직은 붕어들이 움직일 시기도 아닌데 어쩌다 일찍나와

저 세상으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성질 하나는 되게 급한 놈인가 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물이 따뜻해서 심장마비엔 안 걸릴텐데....

 

유난히 가물었던 겨울이라 연못에 물도 적었고

있는 물 조차도 통째로 다 얼어버려서 중태기랑 붕어, 다슬기들이

냉동실의 동태꼴이 되지나 않았는지 걱정을 했드랬는데

저놈이 지 한 목숨 바쳐서 그렇지는 않았노라고 내게 알려준다.

기특한 놈....

 

저 정도 붕어 새끼가 연못에 살아있었다는 이야기는

작년에도 붕어들이 왕성하게 짝짓기를 하며 번식을 했었다는거라

다른 고기들도 다 잘 살아있음을 증명한거다.

 

사실 걱정스러웠던 건 얼어버린 연못이 아니라

몇년전에 한 포기 사다 심은 어리연이 온 연못을 다 차지하고

선녀탕 쪽으로 진격중인데 연 잎이 햇볕을 가리는 바람에  

고기들이 물속에서 햇볕 부족으로 죽지나 않았는지 궁금 했었던거다.

 

다행히 저놈을 보니 안심은 되지만 날이 좀 따뜻 해 지면

어리연을 사정없이 걷어 내야겠다.

꽃 구경하려다 연못의 생태계를 파괴하게 생겼으니....

 

고기 키우는 연못에는 연꽃이나 수생식물을 함부로 심는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