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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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음악 들어며 농사일 해 본 사람.... 1169.

혜 촌 2009. 5. 1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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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고 "얼음공주" 내외분이 또 오셔서 땡볕에서 풀을 메고있다.

삼겹살에 더덕주 3병까지 사 들고 오셨는데 오자마자 밭고랑으로

직행하시는 모습이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마침 간장뜨고 된장 버무리러 온 집사람도 뒷 창고며 황토방 부엌앞이며

잡동사니 정리해서 태울건 태우고 버릴건 쓰레기 봉투 가득히 담아내는데

치울게 얼마나 많았는지 종일토록 하고서야 겨우 마무리를 한다.

 

밭고랑은 얼음공주님이 풀 뽑아주고 집안은 집사람이 정리해주고

나도 덩달아 바쁘게 움직였지만 오늘만 같으면 산촌생활도 해 볼만한데

날마다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어쩌다 정말 어쩌다 한번씩 생기는 일이라

마냥 즐거워 할수만은 없다.

 

조선오이와 호박모종 부어놓은 걸 강아지들이 디립다 밟고 다니는 바람에

영 시원찮아서 호박과 조선오이, 토마토에 자주감자 모종을 또 사와서 심고

호박구덩이 4개 파서는 거름만 넣어 두었다.

 

내일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는하나 얼마나 와 줄지 가믐이 정말 심각할 정도로

땅이 메말라서 심어 둔 땅콩모종과 고추, 여름배추들이 시들시들하는게

장난이 아니다.

호스로 산수물을 계속 고랑에 넣어주지만 그 고랑만 겨우 숨을 쉴 뿐

딴 고랑은 헥헥거리는 채소들의 숨소리가 애처롭기만 하다.

 

얼음공주 서방님이 막간을 이용해서 배우고있는 솜씨라며 원두막에서

불어주는 섹스폰 소리가 산촌의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생음악 들어며 농사일 해 본 사람 나 말고 또 있을랑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