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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따는 촌부의 목과 팔뚝에서 진 한 여름이 아직도 머물고 있다.
인적이 드문 산촌에 어쩌다 손님이 오면 반가움과 설레임으로
어쩔줄 모르다가도 떠날때 빈손으로 보내기 싫은 마음에
고추랑 깻잎, 상추, 이것저것 조금씩 따서는 봉지 봉지 만들어 쥐어 보낸다.
값으로야 몇푼 안되지만 산촌에서 줄수있는 것이라곤
철따라 바뀌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정(情) 뿐이니
못 생기고 초라해도 챙겨 보내고 나면 마음이 편하다.
일이 힘들면 힘 들수록 외로워지는 마음에
동네에서 들어오는 농로 길 산 모퉁이를 수없이 바라보고
어쩌다 들리는 차 소리에 행여 님이 오시나 내다보면
계곡아래 신작로로 지나가는 차 소리....
뜨거운 여름의 용광로에 퇴색된 그리움 다 태우고 나면
알밤같은 가을의 풍성함이 찾아 올텐데
그때 쯤이면 예쁜 단풍잎 하나 바람결에 실려 오겠지.
오늘도 매미가 저렇게도 울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