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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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84.

혜 촌 2005. 8. 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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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둑에 풀을 베다가 오랫만에 사고를 쳤다.

 

잡초들이 너무 많이 얼키고 설켜서 땀을 팟죽같이 흘리며

반쯤 베어 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낫 든 손에 벌이 한방 쏘는게 아닌가?

앗~따거!! 하면서 반사적으로 낫 든 손이 오른쪽 발목을 내려 쳤는데....

 

혹시 뱀이라도 있을까 하여 비 올때 신는 장화를 신은 탓인지

따끔하고 얼얼해도 그냥 일을 조금 더 하다보니

장화안이 축축해진다.

아~차! 싶어 장화를 자세히보니 낫에 5센티 정도 짤려있다.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신발을 벗고보니 오른쪽 복숭씨위에 

ㄱ 자로 살점이 찟기운채 피 범벅이다.

응급 약통의 소독약을 줄줄 붓고나서 그대로 마데카솔 가루약을

듬뿍 쏟아놓고 붕대로 감았다.

 

따갑고 쓰리고 황당하고 불안한데

그 놈의 외로움은 왜 또 울컥 올라 오는지.....

 

다행히 굵은 핏줄은 심하게 안다쳤는지 피는 곧 그쳤지만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아야를 했다.

 

이제 겨우 전봇대있는 곳까지 반밖에  못 베었는데

나머지는 또 발 핑게대고 언제 다 벨지 기약이 없다.

 

오른쪽 발이라 운전에는 지장 없으려나....

집에 가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