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산촌일기.....6.

혜 촌 2005. 3. 19. 12:11
728x90

 

 

염소가 출산을 했다

오전에 밥 주려고 산에 올랐드니 대장염소가 출산을 막 끝내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마리는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고

한마리만 어미곁에 누워서 숨을 추스리고 있었다

 

아직은 염소가 출산할 기미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내 불찰도 있었지만

자꾸만 농장에 내려와서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 바람에

대장을 묶어 놓은게 화근인지 먼저 낳은 새끼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해서 두마리를 죽인것 같다

염소가 새끼 세마리씩 놓기는 드문데....

 

지금까지는 산에서 혼자 낳아도 새끼들을 잘 키워 온 놈인데

어쩌다가 두 마리씩이나 보냈는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것도 암놈만 두마리....

졸지에 염소가 일곱마리로 늘어날 수 있었고

암놈이 살았드라면 앞으로의 번식도 쉬웠는데....

 

한참을 곁에서 보살펴주고 죽은 새끼들을 가지고 와서는

지난 겨울 염소들이 거의 다 짤라먹어 가지만 앙상한

소나무 밑에다 묻어주었다

애미 염소들의 잘못을 죽은 자식들이라도 거름으로

소나무에 보답 하라고......

 

아직도 혼자 일어서지도 못하는 새끼염소라도 빨리 회복해서

먼저 간 두 형제의 몫까지 건강하게 자라 주어야 할텐데

출산때까지 대장을 묶어둔 내 마음이 영 편치않다

내 잘못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