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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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58.

혜 촌 2005. 6. 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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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는 잠시 주춤해도 후덥지근하게 더워서

자칫하면 신경질나기 좋은 날씨지만

아침부터 귀한 선물을 받은 내겐 꿀같은 날이다.

 

분교앞 가겟집의 여울이네가

직접 뜬 꿀이라고 한병을 준다.

일하다 더울때 시원한 얼음물에 한잔씩 타 마시라며...

 

해마다 받는 선물이지만

받을때 마다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이 저녁마다

술이며 안주며 온갖 신세만 항상 지는데....

 

마음으로야 항상 돕고싶어도 마음뿐이지

기껏해야 좋아하는 캔커피 몇개 팔아주고

농장에오는 손님들에게 다른건 몰라도

술이랑 음료수는 꼭 이 동네가게에서 사라는 정도....

 

진정한 이웃이란건 꼭 물질로 주고 받는것보단

마음이 더 소중한것 같다.

10년전 처음 이곳에 왔을때부터

그냥 동생집 드나들듯이 부담없이 들락거린게

미운정 고운정이 쌓였나보다.

 

하기야 귀농이나 전원주택을 짓고

농촌에 살려다 실패하는 첫번째 원인이

동네사람과의 이질감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가 살아가야 할 동네에

내가 흡수되고 동화 되어야지

동네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거나

자기 취향만 찾다보면 이웃은 이미 사라지고...

 

예쁜 여울네에게 저 홍화꽃나 잘 말려서 선물 해야겠다.

꽃 보다 아름다운 이웃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