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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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56.

혜 촌 2005. 6. 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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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시계처럼 일상이 멈춰버린 산촌에 비가 내린다.

황토방 굴뚝의 하이얀 연기만이

그리움처럼 하늘로 하늘로 날아 오를뿐

장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다른 지방과 달리 아직까지는

비 다운 비가 쏟아지지는 않지만

개 밥주고, 산속의 염소 밥 주고는

하릴없는 무료함에 죄 없는 나무만

아궁이에 밀어 넣는다.

 

어쩌다 조금 빤하길래

뒤켠의 오죽나무 새순 몇그루 캐 와서

화분에다 옮겨 심을려니 또 비는 내리고....

 

게으른 사람 놀 핑게 좋고

부지런한 사람 시원해서 일하기 좋은 날씨지만

그도저도 아닌 나는 들락거리기 바쁘다

비 피한다고....

 

물 소리, 새 소리, 나뭇잎 소리

모두 다 비속에 묻혀버린 산촌에

하얀 연기만이 하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