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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시계처럼 일상이 멈춰버린 산촌에 비가
내린다.
황토방 굴뚝의 하이얀 연기만이
그리움처럼 하늘로 하늘로 날아 오를뿐
장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다른 지방과 달리 아직까지는
비 다운 비가 쏟아지지는 않지만
개 밥주고, 산속의 염소 밥 주고는
하릴없는 무료함에 죄 없는 나무만
아궁이에 밀어 넣는다.
어쩌다 조금 빤하길래
뒤켠의 오죽나무 새순 몇그루 캐 와서
화분에다 옮겨 심을려니 또 비는 내리고....
게으른 사람 놀 핑게 좋고
부지런한 사람 시원해서 일하기 좋은 날씨지만
그도저도 아닌 나는 들락거리기 바쁘다
비 피한다고....
물 소리, 새 소리, 나뭇잎 소리
모두 다 비속에 묻혀버린 산촌에
하얀 연기만이 하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