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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겨울을 뚥고 올라왔다
아무도 안주고 영감한테만 먹인다는 "아시 정구지"(봄 첫 부추)가
언 땅을 뚥고 따사로운 봄볕에 부끄러운듯 다소곳 하다
산촌의 겨울휴가는 이제 끝나고 오직 몸으로만 때워야하는 고된 일상이 시작된다
작년에는 맛이 고소하다는 종묘상의 꼬임(?)에 빠져
잎이 파란 "고향상추"란 놈을 심었는데 맛 보다도
모양이 영 상추티가 나지도않고 어울리지 않아
올해는 해마다 심던 "적치마 상추"를 심었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수십가지의 채소 신품종들이 있지만
막상 가꾸어보면 그놈이 그놈이고 별로 신통한게 드물다
오로지 잘 삭은 퇴비나 듬뿍주고 정성스레 가꾸는것이
최고의 채소가 되는걸 알면서도 새로운것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이 한번씩 촌부들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봄이오면 무엇부터 먼저랄것도 없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것 모두를 다 해야하는
산촌의 일상에는 오늘과 내일의 의미보다는
해가뜨면 일하고 해가지면 쉬는 동물적 선택만이 존재 할뿐이다
그래도 꼭 하나, 염두에 둔다면 "고소"는 심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