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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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49.

혜 촌 2005. 6. 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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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와 검지를 집게처럼 벌리고 살며시 다가가 집어본다.

손가락 끝으로 전해져오는 촉촉한 탄력과

오돌도돌한 감촉에 침이 넘어간다.

 

혀끝으로 짙은 애무를 해주고

입술로 쪽 빨아보고 싶지만

주변 여건이 전혀 아니다.

사방에서 가시들이 건들이기만 하면

피를 볼 태세로 지키고 있다.

 

조심조심 손가락에 힘을주어

살며시 비틀어 본다.

아 ~

떨어진다.

꼭지가......

 

밭두렁에 지천으로 널렸던 산딸기도

몇년에 걸친 치열한 제거작업으로 거의 다 죽고

이젠 산딸기 따기도 전처럼 쉽지않다.

그래도 아직 군데 군데 남아있는 산딸기가

님의 젖 꼭지같이 무르익을데로 익었다.

 

가시에 찔릴세라 조심조심하며 살며시 잡은 산딸기

그 촉감이 너무 좋다.

덜 익은것은 딱딱하지만 잘 익은것은

정말 님의 젖 꼭지와 촉감이 꼭 같다.

 

빨간 피빛의 오돌도돌한 융기

살며시 힘을주어 비틀면 잘익은 놈은

산딸기만 떨어지고

덜 익은놈은 좀 딱딱하고

힘을 주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언제 어떤 님과 마실지는 기약없는

산 딸기 술 한병 또 담아둔다.

 

집에서 기다리는 집사람 꼭지도

저 사진처럼 잘 익어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