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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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48.

혜 촌 2005. 6. 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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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의 열매다.

봄에 열무김치라도 좀 담아 먹을려고 씨앗을 넣은건데 

벌래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잎이 곰보딱지 같아서

그냥 두었드니 통통한 열매가 터질것 같다.

 

저놈들 다 익어 노래지면 씨앗이나 받아 두었다가

내년에 다시 뿌려 열무김치 담궈야지

어쩌면 내년에도 또 열무김치 못먹을지도 모르지만...

 

온다던 비는 안오고

콩밭매는 아낙네는 어디로 갔는지

어쩔수없이 혼자 콩밭 다섯고랑 매고나니

삭신이 콕콕 쑤신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환경을 잘 타고 태어나야지

이놈의 산촌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감자꽃이 이제서야 한창이다 

 



기후가 척박한탓에 이 동네 감자와 배추는

인근에서 맛있다고 정평은 나있지만.....

 

이왕지사 사진을 찍은김에

감자 아랫도리를 살며시 후벼 파 보니

그래도 제법 내 불알만한 감자가 수줍은듯 베시시 웃는다.

 

끝도없고 시작도 없는 산촌의 농사일이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는 자연과의 교감이 없다면 아무도 못디겠지만

나는 또 밭으로 간다.

잡초 뽑어러.

마음의 잡초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