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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의 열매다.
봄에 열무김치라도 좀 담아 먹을려고 씨앗을 넣은건데
벌래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잎이 곰보딱지 같아서
그냥 두었드니 통통한 열매가 터질것 같다.
저놈들 다 익어 노래지면 씨앗이나 받아 두었다가
내년에 다시 뿌려 열무김치 담궈야지
어쩌면 내년에도 또 열무김치 못먹을지도 모르지만...
온다던 비는 안오고
콩밭매는 아낙네는 어디로 갔는지
어쩔수없이 혼자 콩밭 다섯고랑 매고나니
삭신이 콕콕 쑤신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환경을 잘 타고 태어나야지
이놈의 산촌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감자꽃이 이제서야 한창이다
기후가 척박한탓에 이 동네 감자와 배추는
인근에서 맛있다고 정평은 나있지만.....
이왕지사 사진을 찍은김에
감자 아랫도리를 살며시 후벼 파 보니
그래도 제법 내 불알만한 감자가 수줍은듯 베시시 웃는다.
끝도없고 시작도 없는 산촌의 농사일이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는 자연과의 교감이 없다면 아무도 못디겠지만
나는 또 밭으로 간다.
잡초 뽑어러.
마음의 잡초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