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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집을 옮겼다.
묶어놓은 대장은 불쌍하지만 다른 네마리는 신이났다.
지금까지 있던 곳에도 구석구석에 풀이랑 나무가 많이 있는데
풀려있는 놈들은 꼭 울산사람의 묘지에가서 논다.
놀아도 그냥 안 놀고 묘지 주변에 심어둔 나무를 깕아 먹으니...
이놈들이 풀어 놓어면 그냥 산에서 풀이나 먹고 놀다가
잠 잘때만 우리에 들어가서 자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싫것 놀다가 배만 부르면 꼭 농장으로 내려오니 할 짓이 아니다.
어쩔수없어 대장은 묶어두고 하루에 한번씩 사료를 주는데
사료 주는건 어떻게 잘 알아 차리는지
멀리 있던 놈들도 귀신같이 찾아 내려온다.
다섯마리 다 팔아 버릴려니 그렇고
키울려니 매일 신경써야 하고
언제나 훈련이되서 배 불러도 농장에 안오고
저희들 끼리 산에서 지낼까?
지난 겨울에 쑥밭을 만들어 버린
농장의 보물 2호인 소나무엔 이제 겨우 새싹이 나오지만
호두나무와 밤나무, 동백나무는 아예 죽은걸 생각하면
팔아버려야 겠고, 그놈들의 까만 눈 동자를 보면
키워야 겠고....
하긴 적막한 이 산촌에
그놈들 마저 없어면 내가 더 외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