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산촌일기 ..... 990.

혜 촌 2008. 9. 19. 15:51
728x90

 

 

 

 

산촌이 익는다.

가을의 맛으로...

 

올 밤은 이미 다 떨어져서

저놈들밖에 안 남았고

성질급한 홍시 몇놈이 입맛을 돋군다.

 

벌에 쏘였는지 뭐가 잘못 되었는지

옆구리가 터진 채

나무에서 홍시로 익었다.

다른 놈들은 아직도 파란 청춘인데...

 

배추 밭 고랑 풀 메다가

지루해서 한바퀴 휘~ 돌아 본 밤 숲에는

다람쥐만 보이고

늦 밤나무엔 아직도 밤송이가

침묵을 지킨다.

 

일 하다 힘 들면 홍시 하나 먹고

알밤 하나 먹으려고

다시 풀 메는

어쩔 수 없는 일상으로 몸은 묶였지만

함께 먹어면 더 좋은 가을 맛에

마음만 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