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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이 익는다.
가을의 맛으로...
올 밤은 이미 다 떨어져서
저놈들밖에 안 남았고
성질급한 홍시 몇놈이 입맛을 돋군다.
벌에 쏘였는지 뭐가 잘못 되었는지
옆구리가 터진 채
나무에서 홍시로 익었다.
다른 놈들은 아직도 파란 청춘인데...
배추 밭 고랑 풀 메다가
지루해서 한바퀴 휘~ 돌아 본 밤 숲에는
다람쥐만 보이고
늦 밤나무엔 아직도 밤송이가
침묵을 지킨다.
일 하다 힘 들면 홍시 하나 먹고
알밤 하나 먹으려고
다시 풀 메는
어쩔 수 없는 일상으로 몸은 묶였지만
함께 먹어면 더 좋은 가을 맛에
마음만 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