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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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78.

혜 촌 2008. 9. 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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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 관리를 제대로 안 하다보니 심심하면 자루가 부러져 나간다.

이 낫도 그렇게 억센 풀이 아닌데도 풀 베다 자루가 뚝 부러져서

새로 만들어 끼웠다.

 

원래 자루목을 빼 내고 집 옆에 가서 적당한 굵기의 나무가지 하나 짤라다가

대충 다듬어 끼워 넣으니 완전히 새 낫이 되었다.

 

산촌 생활에서는 왠만한 건 다 자급자족해야 그런데로 일상이 지탱이 되지

일일히 남의 손을 빌리거나 돈 주고 사다 쓰려면  끝도 없고 일도 안된다.

맥가이버를 따라가지는 못 해도 흉내는 내어야 사는게 편하다.

특별한 경우나 기계를 제외 하고는....

 

그런데 정작 문제는 몸이다.

농기구야 대충 고쳐쓰거나 다른걸로 대체해서 사용하면 되지만

몸이 고장나면 이게 문제가 되는 곳이 산촌이다.

 

저 낫을 자루에 고정 시키는 홈을 만든다고 톱질하다가 삐끗하면서 

손가락에 톱 날이 조금 스쳐갔는데도 톱이라서 금방 피가 벌겋다. 

한 손으로 흐르는 피 지혈하랴  마데카솔 가루 뿌리랴 벤드 찾아 뜯고

손가락에 고정시키랴...

이럴 때 사람은 항상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큰 부상은 아니라서 금방 물에 넣어도 될 정도라서 다행인데

낫 자루 만들어 끼우듯이 아픈 몸도 새로 만들어 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