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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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72.

혜 촌 2008. 8. 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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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으로 콕콕 찔러 심어 둔 무우가 벌써 싹이 올라오는데 불청객인

까치와 산비둘기들이 날아와서 무우새싹을 저렇게 만들어 놓는다.

새싹을 따 먹거나 먹을려다 뽑히니까 내버려 두고....

 

하긴 뭐 5센티 간격으로 쭉 심어 두었으니 여간 뽑혀도 관계는 없지만

여기저기가 아니고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뽑혀서는 곤란하기에

특단의 대책으로 가짜 허수아비를 만들어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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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허수아비를 만들수도 없고 막대기에다 비료푸대를 쒸워 놓았는데

바람이 불 때 마다 흔들거려서 새들을 쫓는데 한몫을 하게될지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괜찮은 것 같은데....ㅎ

 

산촌에서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을려니 배추는 무슨 벌레가 순을 톡톡

끊어놓지 무우는 산새들이 뽑거나 새순을 따 먹지 할 짓이 아니다.

그래도 적당한 수준이면 나눠 먹는 셈 치고 넘어가야지 도리가 없다.

결손이 많이 생기면 따로 또 보식을 하는 수 밖에....

 

우리 김장 몫은 다 심고 씨 뿌렸지만 남아있는 밭떼기의 텅 빈

공간을 보고는 그냥 있을 수 없는게 농심이라 또 고랑을 만들기 시작이다.

 

수작업으로 하는거라 힘도들고 땀도 나지만 딱히 할 일도 없는 터

외로움을 견디는 자학 비슷하게 낑낑거려 보는데 만들어지는 고랑을 보면

진한 성취감이 생겨서 좋다.

 

주말 쯤 또 비가 온다니까 그때까지 몇 고랑 더 만들어서 배추 2~3백포기하고

무우 한 두 고랑 더 심을까 한다.

심어만 두면 내가 먹던 누가먹던 먹을 사람은 생기게 마련인게 인생아닌가....

 

자학이라도 하고픈 지친 기다림의 끝은 어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