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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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일기 ..... 969.

혜 촌 2008. 8.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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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왠만한 서류는 전부 컴퓨터로 작성을 하는 바람에 사무실에서 조차

천대받는 볼펜이 요긴하게 무우농사에 이용 되었다.

 

해마다 무우 씨앗을 호미로 골을 얇게타고 그곳에 씨앗을 아주 적게

흩 뿌림을 하여 다시 호미로 흙을 덮어 주었더니 뿌린 씨앗에 비해서

발아율이 낮고 한 곳에서 두 세포기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바람에

나중에 다시 솎아주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하여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생각하다가 볼펜으로 1센티 정도

푹 찔러서 그곳에 우무씨앗 한개씩을 넣고 볼펜 끝으로 주위 흙을

살살 건드려 구멍을 막아 보았다.

나중에 솎아내기 쉽게 씨앗 사이의 간격을 5센티 정도로 하고....

 

씨앗의 발아율이 85%정도 되니까 거의 다 발육을 하드라도

5센티의 간격이 있고 맨 손으로 가볍게 작업을 할 수 있어 좋다.

게다가 씨앗도 30% 정도밖에 안 들고...

 

글 쓰는 볼펜으로 씨앗 구멍 만들어 보기도 처음이지만

제대로 발아를 잘 하게 되면 멋 진 시도가 될 것 같다.

못 쓰는 볼펜 하나로 농사를 도울 수 있다니....

 

혼자 일 하는 지루함을 이렇게라도 장난처럼 만들어서 해야 만

조금이라도 덜 심심하고 잘 되면 다행이라는 심보지만

씨앗이 많이 남았으니 또 고랑 만들어 더 심을려면 오히려

사서 고생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ㅎ

 

어제 비 덕분에 배추 모종들이 아직은 싱싱한데 무우 새싹들도

촉촉한 땅 기운으로 발아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림의 떡 같은 주말이 산촌에는 그냥 통과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