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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착 가라앉은 하늘처럼 외로움이 납덩이 처럼 무겁게 가슴을 누른다.
일반 배추모종은 한 판에 6천원씩 하는데 이왕 심는 거 더 맛 있고
굵게 자라는 만원짜리 모종 500 포기를 사다 심는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4백포기째를 심고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겨우 19포기를 남겨두고....
청승맞게 비 까지 맞아가며 모종을 심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저것밖에 안 남았는데 싶어 부리나케 다 심고나니
이미 몸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무슨 비가 시작부터 그렇게 내리는지....
이왕 버린 몸 남아있는 100포기를 다 심고나니 속은 후련한데
만들어 놓은 배추고랑이 조금 남는다.
딱 맞아 떨어졌으면 모종을 더 안 살텐데 고랑이 남았으니
또 모종을 더 사다 심어야 한다.
해 마다 그렇게 조금 더 사다 심는다고 심는게 700포기가 되고
천 포기가 되곤했지만 어쩔 수 없는 농심의 숙명이다.
이 비가 그치면 또 무우고랑 만들면서 한 고랑만 더, 한 고랑만 더
하면서 늘어나는 고랑 수 만큼 모종과 씨앗이 제 자리를
찾아 들어 가겠지....
무심한 가을 비가 내리는 산촌에 그리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