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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혼자인걸 뻔히 알면서 이 핑게 저 핑게로 미루어 왔던
김장배추 고랑 만들기 작업을 시작했다.
로타리를 한번 더 치고나서 작업을 하면 훨씬 수월하겠지만
내 힘으로 할 수 없고 동네사람 도움을 받아야 가능 한 일이기에
쇠스랑 하나들고 몸으로 떼운다.
잦은 비 탓으로 땅은 굳어있고 잡초도 듬성듬성 자라서
한번하면 될 쇠스랑 작업을 서너번씩 해야만 흙이 딸려오는
미련한 작업이지만 남을 믿기보다는 내 스스로를 믿는게 속 편하다.
대신 조금이라도 작업을 줄여보려고 배추모종을 한 줄로 심는 고랑에서
두 줄로 지그제그로 심는 넓은 고랑을 만들었다.
나는 혼자지만 배추라도 나란히 한 고랑에서 자라라고.....
시작부터 손가락이 까지고 온 만신이 쑤셔오지만 기다릴 희망과
시간이 없음을 너무 잘 알기에 묵묵히 땅과 한 몸이 된다.
몸으로 땀으로 아픔으로 배추를 심어 키우는 생각을 하면
정작 필요한 500 여 포기면 될 것을 해마다 나눠주던 사람들의
기다림을 생각해서 또 얼마나 심어야할지.....
내 힘으로 아직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그럴 수 밖에 없는 숙명인지 알지도 못 한체.....